Artist Statement

    

   임 미 강

   나에게 있어 흙 작업은 '무엇을 만드느냐'는 중요하지 않다. 그 무엇이 되었든지

   자연을 볼 때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기를 기대한다.

   그릇이든 조형작업이던 만드는 순간 날 잊어 버리고 몰입 할 수 있었던 시간이

   있었다면 그 작업에선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. 하나로 정형

   화되어지는 것은 두렵고 지겨운 일이다. 나 자신이 어떤 작품을 감상 할 때에도

   다양한 장르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. 그것의 공통점은  

   자연스러움과 자유스러움 그리고 깊이감 이다.

   자신이 표현하는 장르에서 그 틀에 얽매이지 않고 틀을 넘나드며 제작할 때

   보는 이 또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.

   만들어지는 많은 것들이 생명력이 있는 것보다는 死물로 남을 때가 많다.

   그것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.

   순간을 영원처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말이다.

   내가 도자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자연스러운 재료인 흙과 불 때문이다.

   때로 그것은 작업의 한계가 될 수 있지만 흙이 불을 만나면서

   수 백년 수 천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자연의 변화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

   신비스럽기까지하다. 이렇게 흙 작업은 나의 능력과 자연의 힘이

   어우러져서 표현되기에 무언가 기대할 수 있는 빈공간이 있어 좋다.

   때론 탄성이 나올 수도 때론 실망의 한숨이 나올 수 있는 인생과 같다.